언론보도

[언론기고] 대통령과 총리의 역할 분담 (남궁근 공동대표)

행개련 0 138

2017725일자 내일신문 신문로 컬럼

 

대통령과 총리의 역할분담

 

남궁근(서울과기대 교수, 행개련 공동대표)

지난 주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년의 밑그림이자 나침반이 될 국정운영 100대 과제와 487개 실천과제가 발표되었다. 국민안전처 폐지와 중소벤처기업부 신설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도 진통 끝에 통과되었다. 국무총리를 비롯한 주요부처 장관의 임명도 거의 마무리되었으니, 이제 문재인 정부가 구상한 국정과제를 본격적으로 실천해 나가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지금까지는 대통령이 대입전형료와 같은 구체적인 사안까지 정책방향을 제시하기도 하였으나, 앞으로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 공약한 바와 같이 분권형 국정운영을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 국정과제별로 명시된 주관부처의 장관들과 국무총리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구도로 국정운영이 전환되어야 한다.

헌법에 명시된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명을 받아 국정을 통할한다는 조항은 다부처가 관련된 복잡한 정책문제의 조정업무를 총리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국정이 갈수록 전문화되고 복잡해짐에 따라 부처간 정책갈등의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조정 메커니즘의 구축과 운영은 어느 나라에서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각 부처들이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과정에서 부처할거주의가 작동되며, 여기에 부처별로 형성된 상이한 정책 지지집단과 수혜집단이 존재하므로, 부처간 정책갈등이 발생할 경우 자율적으로 조정하기가 어려워진다.

학계에서는 정책조정에 대통령이 섣부르게 개입하는 것보다 국무총리가 중심이 되어 조정하는 것이 효율적인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모든 장관들로 구성된 국무회의가 공식적으로 국가의 주요정책에 관한 부처간 이견을 조정하도록 되어 있지만 그 규모가 너무 확대되어 쟁점이슈들을 실질적으로 토론하고 조정하기 어려워졌다는 점 등의 이유 때문에 실질적인 정책조정기구로서 위상을 상실하였다.

 

총리주재 관계장관회의 중요

그 대신 논의될 정책이슈와 직접 관련된 장관들로 구성되어 부처 간 합의를 이끌어내는 총리 주재의 관계장관회의가 실질적인 정책조정 기제로 중시되고 있다.

모범적인 사례로 알려진 참여정부 노무현대통령과 이해찬 총리의 역할 분담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의 중장기 발전계획과 핵심 정치사회적 현안 과제를 집약한 국정과제에 전념하고, 분권형 국정운영을 통하여 많은 시간과 주의를 요구하는 통상적인 의전과 일상적 조정업무는 이해찬 총리가 주도하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은 노무현 대통령과 참모들이 설계하고 계획을 수립한 반면, 그 집행은 이해찬 총리가 주도해서 성공적으로 추진된 대표적인 정책사례이다. 당시 이해찬 총리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 청와대 관련 수석이 참여하는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가 부처간 정책조정의 핵심메커니즘으로 자리잡았다. 이 회의체는 화물연대 파업을 계기로 참여정부에서 도입되어 이명박 정부 초기에 잠시 폐지되었다가 상설기구가 되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미 총리 주재로 여러 차례에 걸쳐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약칭: ‘현안조정회의’)를 열고 국정과제 실천 사항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는 현안조정회의 이외에도 각종 관계장관회의는 물론 규제개혁위원회, 정부업무평가위원회, 새만금위원회와 같은 민관 합동 위원회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정책조정의 소중한 기회로 활용하여야 한다.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원 필요

민간부문 인재풀의 확충과 민주화의 진전으로 배타적인 관료 전문성만으로는 더 이상 정책조정이 유효하지 않으므로 민관 합동위원회는 시민단체와 민간 전문가의 상향식 참여와 활성화된 공론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소야대의 엄중한 정치상황에서 다수의 국정과제가 입법화되려면 총리와 소관부처 장관의 야당 설득 노력도 필수적이다.

분권형 국정운영에 성공하려면 제도적 차원도 중요하지만 문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원이 전제되어야 한다. 문대통령이 자신이 받는 보고내용을 총리가 함께 볼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하고, 다양한 형태로 권한과 업무를 위임하여야 책임총리제가 작동될 수 있다. 신임총리가 언론, 국회의원, 도지사 등 경륜을 쌓으면서 축적한 정치적 자산도 분권형 국정운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분권형 국정운영을 통하여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기틀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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