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언론기고] 공공기관 채용 비리는 反사회적 범죄(이창원 상집위원장)

 

<포럼>
공공기관 채용 비리는 反사회적 범죄
문화일보 2018. 01. 30(화)
2018013001073111000005_b.jpg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행개련 상집위원장

대한민국헌법 제11조 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과연 이 조항대로 우리 사회는 ‘평등’한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는 과거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종종 봐 왔다.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병역 면탈, 관(官)피아 등을 많이 한 이들이 도리어 사회 지도층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지 않았는가. 젊은이들이 절망하는 분위기까지 갔다는 점에서 참으로 우려할 만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젊은이들을 더욱 분노하게 하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 최고의 뇌물’이라는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다. 젊은이들의 취업에 최고 선망의 대상 중 하나인 공공기관의 입사 경쟁률은 수백 대 일이나 된다. 이런 현실에서, 정부가 특별점검을 한 결과, 공공 관련 1190개 기관 및 단체의 약 80%인 946개 기관·단체에서 채용 관련 지적사항이 적발됐다고 한다. 흔히들 공공기관을 ‘채용 비리 복마전(伏魔殿)’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를 확인시켜 주는 듯하다.

정부는, 그중 비리 혐의가 짙은 33개 기관의 83건은 수사를 의뢰하고, 채용업무 처리 과정에 중대한 과실·착오 등 채용비리 개연성이 있는 66개 기관의 255건에 대해서는 징계와 문책을 요구한다고 한다. ‘신의 직장’ 공공기관 채용에서 이른바 ‘백과 연줄이 최고의 스펙’이라는 비아냥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공정한 사회란 쉽게 말하면, 능력이나 역량이 유사한 사람들은 그 사회에서 성공할 가능성도 유사한 사회를 의미한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많은 젊은이는 본인의 능력이나 역량보다는 사회적 우연성 즉, 그 젊은이 부모의 직업이나 소득, 태어난 지역 등에 의해서 자신의 사회적 위치가 사실상 결정된다고 여긴다. 이러한 판단의 결정적 증거가 바로 공공기관에서 만연하고 있는 채용 비리다.

그리고 이렇게 절망한 젊은이들이 우리 사회의 ‘게임 규칙’이 공정하지 않고, 착취 구조가 고착화해 있다고 인식하게 되면, 경제활동이나 사회 참여를 급격하게 줄이고, 결국 나라 전체의 사회·경제 발전을 위한 건전한 경쟁은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공공기관 채용 비리는 우리 사회에서 억울한 젊은이들을 양산할뿐더러 자유시장 경제체제 및 민주화된 사회질서 구축의 결정적 걸림돌로 작용하게 된다.

만시지탄이지만, 매번 되풀이되는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에 대해 이번에는 반드시 근본적인 처방을 해야 한다.

첫째, 인사 채용 비리 관련자 처벌이다. 이들은 사회질서에 반(反)해 사적 이익을 취득한 사람들인 만큼 사회 정의 차원에서 상응하는 엄벌이 필요하다.

둘째, 인사 시스템의 투명성 제고다. 채용 비리가 발생했다는 것은 현재 인사 채용의 절차와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반증이다. 따라서 모든 공공기관 인사 시스템의 각 영역을 투명하게 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을 정도의 법제화를 통해 그 투명성을 더 한층 강화해야 한다.

셋째, 공공기관에 대한 정부의 채용 비리 척결 의지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정권의 낙하산 인사를 추방해야 한다.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공공기관 기관장 및 최고 경영진으로 선임돼 외부 민원에 흔들리지 않게 하는 시스템 정착이 절실하다.

정부는 공공기관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으로 환골탈태할 수 있도록 진력해야 한다. 상처받은 청년들의 꿈과 희망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하려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 필요가 있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