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언론기고] 사회적 가치 중심의 국정운영(남궁근 공동대표)

행개련 0 70

내일신문 129일자 신문로 컬럼

사회적 가치 중심의 국정운영

 

남궁근(서울과기대 교수, 행개련 공동대표)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정부운영을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바꾸고, 국민의 참여와 협력을 토대로 할 일을 하는 정부, 신뢰받는 정부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방향에서 2월말까지 정부혁신 종합 추진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사회적 가치(social value)에 관한 논의는 민간영역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회적 기업, 사회적 경제와 같은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되어 왔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의 마이클 포터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부차적인 것으로 여기지 않아야 하며, 기업이 소재한 지역공동체와 공존할 수 있도록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여 이윤으로 연결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우리의 경우 기업운영에서는 사회적 가치가 핵심적인 공유가치로 인식되는 상황인데도, 공공부문에서는 이에 관한 논의가 다소 생소한 편이다.

 

유럽연합과 영국의 사례가 사회적 가치 중심의 국정운영의 준거가 될 수 있다. 영국의 경우 2012년 소위 사회적 가치기본법을 법제화하여 모든 정부기관과 공공기관에 공공서비스 제공과 그 조달 방식이 과연 지역공동체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편익을 증진시키는 지 사전에 고려하도록 의무를 부과하였다. 이 법안은 캐머런 수상이 20084월 정부 부처의 정책결정에 사회적 가치 기준을 도입하겠다고 천명한 이후 보수당이 주도하여 여야 합의로 법제화되었기 때문에 매우 순조롭게 집행되고 있다. 그런데 지역공동체에 편익이 되는 사회적 가치가 무엇인지는 해당 지역의 사정과 기관에 따라 달라진다.

 

영국에서는 사회적가치기본법 법제화

예를 들어, 어떤 지역에서는 청년실업이 심각한 문제인데, 다른 지역에서는 노년층의 의료혜택이 가장 절실한 가치일 수도 있다. 영국에서는 해당기관의 담당자가 무엇이 지역공동체에 가장 필요한 가치인지, 이를 가장 혁신적으로 제공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부여한다.

 

우리의 경우에도 중앙정부가 사회적 가치를 미리 정한 뒤 하향식으로 지방의 산하 기관에 내려주는 대신 각 지역에서 해당 기관이 주민들과 협의하여 가장 필요한 가치를 스스로 찾아 나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사회적 가치의 구체적인 내용과 제공방법은 해당 기관이 고객과 주민의 참여를 바탕으로 상향식으로 결정할 때 지역실정에 가장 부합되는 혁신적인 가치 창출 방안이 나올 수 있다. 북유럽국가와 영국에서 수년간 실천하면서 취합된 모범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정부가 2월말까지 수립하기로 약속한 정부혁신 종합계획은 상향식 접근방법으로 수립될 때 강력한 추진동력을 얻을 수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려면 일정한 비용과 노력이 투입된다. 이러한 재원은 귀중한 국민의 세금과 공공재원으로 충당되므로 영국을 비롯한 유럽국가에서는 과연 지출에 상응하는 진정한 가치가 창출되었는지가 관심의 초점이 되었다. 지역사회에 진정으로 필요한 가치와 편익인지,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집단에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수혜자가 얼마나 만족하는지, 서비스 전달과정에서 낭비와 부정은 없었는지 등의 요소들이 쟁점이다.

 

지방은 스스로 필요한 가치 찾아야

이러한 사회적 가치는 소프트한 결과이므로 화폐가치로 환산하거나 계량화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다양한 형태의 기관들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와 편익을 어떻게 측정하고 평가할 것인지가 앞으로 핵심 과제로 떠오를 것이다.

해당기관에 지나친 부담이 되지 않으며, 이질적인 기관들의 성과를 비교할 수 있고, 표준화가 가능한 사회적 가치의 측정절차와 도구를 찾아야 한다. 여기에서도 해당 기관, 지역주민과 고객, 비영리단체와 전문가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가 협의하여 구체적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정부와 공공기관이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 중심의 국정운영을 실천하여 지역주민이 삶의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공공서비스에 예산이 투입되어, 모든 국민이 소득 3만 불 시대에 걸맞은 삶의 질을 골고루 누리도록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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