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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의 ‘잠정 은퇴’를 생각한다

행개련 0 1712

강호동의 ‘잠정 은퇴’를 생각한다


안문석(고려대 명예교수)


‘국민MC’로 사랑을 받아왔던 강호동 씨가 탈세 혐의로 비난을 받더니 급기야 ‘잠정 은퇴’를 선언하였다.

국민의 사랑을 한몫에 받았던 사람이 탈세를 한 것은 분명히 옳지 못한 행위이다.

네티즌이 실망한 근저에는, 탈세 보다 더 깊은 실망과 기대의 붕괴가 있었던 것 같다.

강호동은 그가 맡은 여러 프로그램에서 ‘가난한 역’ ‘힘든 역’을 여러 사람과 같이 시연했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하여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강호동은 ‘가난한 사람’ ‘라면 하나로 일희일비‘하는 서민이었다.

그 강호동이 몇 백억 대의 재산가이었고, 또 탈세까지 했다는 것에 대해서 일부 네티즌은 실망을 넘어서 배신감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가난을 팔아서, 서민의 생활을 팔아서 자신은 부자가 된 것이라고 생각을 한 것 같다.

강호동이 평소에 부자라는 것이 알려져 있고, 또 일부 재산을 사회에 기부라도 했더라면 국세청 탈세 발표에, 네티즌이 그렇게 까지 싸늘하게 강호동을 대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우리는 이 문제가 강호동의 개인문제를 넘어서 국민경제적으로 충격을 줄 수 있는 문제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야구선수, 골프선수, 축구선수, 가수, 영화배우, 드라마에 나오는 탤런트가 수십억, 수백억의 연봉을 받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기 까지 한다.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사람의 이목을 끄는 힘을 가진 사람에게 돈이 모인다. 이들이 가져다주는 홍보효과, 기업이미지, 수요창출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시장경제에서 이들이 많은 돈을 받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하다.

사이버 공간이 생활공간이 되어 버린 우리 사회에서는 매력적인 연예인, 운동선수는 개인 차원을 넘어서 일종의 산업을 형성한다.

위대한 연예인, 체육인이 탄생하면 산업이 형성된다. 생태계가 그 영웅을 중심으로 만들어진다.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에서 세계를 제패하는 순간, 김연아 산업이 형성된다. 같은 논리로, 강호동 산업, 유재석 산업, 박지성 산업, 조용필 산업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기업이라는 말 대신에 산업이라는 말이 더 적절한 것은 이들이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또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개별 기업의 범위를 넘어서 산업적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마이클 조단이라는 농구선수가 은퇴를 선언하자, 그가 간여했던 기업, 지역의 주가가 폭락했다는 기사를 예전에 본적이 있다.

강호동 은퇴가 주는 충격은 그래서 개인적인 범위를 넘어서 국민경제적이 된다.

우리말에 ‘삼세판’이라는 말이 있다. 요즈음 말로 번역하면 ‘삼진아웃’이다. 사람은 실수를 하기 마련이고, 그래서 적어도 3번 정도는 용서해 주어야 한다는 관행을 나타내는 말이다.

보도를 보면, 강호동씨의 경우, 첫 실수이고, 소속사의 서류작성 과정에서의 실수일 가능성도 있고,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크게 반성을 하고 있다고 한다. 네티즌들은 이제 노여움을 풀고, 그를 용서해서, 다시 ‘강호동 산업’이 돌아가도록 해 주어도 좋을 것 같다. 추석을 지낸 후, 강호동에 대한 네티즌의 태도가 은퇴반대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고용 없는 성장’의 뒤에는 자동화가 도사리고 있음을 우리는 안다. 고용창출의 마지막 보루는 자동화가 불가능한 산업이다. 이들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그 산업의 근저에 예술분야, 체육 분야의 ‘영웅’이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적 영웅으로 등장한 연예인, 체육인 등은 자신이 개인이 아니고 한 산업의 중심인 ‘공인’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나눔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영웅을 배출해야 할 때다.

출처: 아시아투데이 2011년 9월 17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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