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돋보기

【재미있는 행정이야기191】고위공무원단 1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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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무원단 100일

박수정(행개련 정책실장)

지난 7월 1일 고위공무원단제의 시행과 함께, 1,305명에 이르는 해당 공무원에게 노무현 대통령의 격려편지가 배달되었다. 그간 성과와 능력 평가보다는 각종 공무원 시험 기수, 나이, 관행화한 순서 등에 따라 승진 번호표를 받아 들었던 고위공무원들에게 ‘계급 없는 임용장’이 주어지게 된 것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제도는, 각 부처 간 장벽을 허물고 1∼3급의 계급을 폐지하여 고급 정책관료의 자리에 맞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기본 틀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제 제도가 도입된 지도 100일이 지났다. 아직 이것저것 평가하기에는 이르지만, 아쉬움 몇 가지가 남는다. 공무원들과는 대조적으로, 시민들에게는 아무래도 낯설기만 하다. 중앙인사위원회가 8월 실시한 고위공무원단 후보자 102명 역량평가 결과만 해도, 너무 관대화 경향에 빠져있지 않나 하는 비판과 우려를 샀다. ‘매우 우수, 매우 미흡’ 평가를 받은 공무원은 단 한 명도 없었고, ‘미흡’을 받아 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공무원은 단 8명뿐이었다. 관련 평가과정이나 기준설정 등과 관련하여, 시민들의 참여나 지혜도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또, 각 고위공무원은 상급자와 직무성과계약을 체결하여 평가받고 적격심사를 통해 부적격자는 걸러지게 된다. 직무성과계약의 운영현황에 관한 최소한의 정보라도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할 것이다. 후보자 교육과정에서는 각종 핵심역량이 강조되고 이와 연관된 교육을 받게 된다. 평가지표에 맞춘 교육이다 보니 형식적 조건이나 가시적 경쟁요건에만 초점이 있는 듯하다. 도덕성, 책임감, 일관성 또는 소위 내공을 측정해낼 수 있는 평가지표도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자칫 업무과정의 혁신에만 집중하여 목표나 제도개선 같은 큰 틀을 짚지 못할 우려도 있다.

언론의 관심 역시 민간인 출신의 누가 최초로 어딜 들어가고 어느 국장이 어디로 가고, 특정 학교 출신이 고위공무원단의 몇 퍼센트라는 식의 기사보다는, 성숙하게 제도가 자리 잡을 수 있게끔 개선방안을 제시해주었으면 한다. 특히 개방형직위나 공모직위를 통해 아무리 좋은 사람이 들어오더라도 이들이 조직의 기존 풍토에 함몰되지 않게끔 배려하는 시스템을 갖춰가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각종 훈․포장, 교육훈련의 기회 등이 공정하게 부여되고 있는지도 검증해봐야 할 것이다.

*출처: 시민의신문 2006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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