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돋보기

【재미있는 행정이야기194】보은 연구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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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연구용역

박 수 정 (행개련 정책실장)

단체에서 각 중앙 부처에 2000년부터 정책연구용역 발주현황과 정책연구용역심의위원회 구성 현황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와 관련자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그간 건전한 정책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있었고, 국무총리 훈령으로 제도개선 노력을 꾸준히 벌이고 있는 사안인지라 그 현황이 더욱 궁금했던 터였다.

부처별로 전문가 풀이 아무리 제한적이라고는 하지만 연구용역 발주실태를 보니 ‘트러스트’라 할 수 있는 학자군이 존재했다. 연구용역까지도 코드가 작용하는 모양이다. 여기에 각 부처의 정책자문위원, 정책평가위원 등 정책관련 분야의 인사들이 다시 정책연구용역을 받는 사례도 많았다. 무엇보다 훈령까지 만들어 정책연구용역심의위원회를 구성해놓고 단골 연구수탁자를 위원으로 위촉한 사례가 허다했다. 또 각 기관 혹은 정책을 방어하기 위해 평소 애쓰는 학자들에게 보은성 연구용역을 발주한 사례도 있었다.

실제 법제처의 경우는 심의위원이 연구용역 수탁자여서 자기의 연구안을 심의한 경우도 있었다. 물론 각자마다 전문분야가 있고, 꼭 필요한 연구과제라고 이해는 하지만 이런 경우에 대비해 위원의 제척사유나 행동규칙을 만들어 보완해야 할 것이다. 사실 이런 규정을 만들기 이전에 학자 개인의 양심에 따라 적절히 행동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기도 하다.

관련 법령 자체를 충실히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사례도 있었다. 외부위원을 최소한 30%이상 위촉해야 하는데 여성가족부의 경우 내부 공무원으로만 위원회가 구성되어 있었다. 다른 부처는 그나마 형식이라도 갖추었는데 이리 구성한 특별한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연구용역 발주기간이 너무 짧아서 그 이름이 무색한 경우도 많았다. 특히 청와대의 연구용역 발주내역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심지어는 한 달도 채 못 되는 연구용역도 있다.

특히 부처간 중복발주를 막기 위해 관련기관간 협의를 통해 공동추진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스토킹 피해실태와 입법쟁점에 관한 연구’만이 유일하게 법무부와 여성부가 공동으로 추진한 경우다. 앞으로 정책의 실현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이러한 사례가 확대되어 부처가 정책형성 단계부터 협력해 나갔으면 한다.

* 출처 : 시민의신문 2006년 11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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