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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문화 변화에 관한 제언

행개련 0 1675

※ 다음은, 2008년 5월 16일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행정안전부와 매일경제신문사가 공동으로 주최한「국민과 기업을 섬기는 공직문화 창조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서영복 행개련 사무총장의 토론 내용입니다. ( ) 안은 토론회에서 덧붙인 것입니다.

공직문화 변화에 관한 제언

서 영 복(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

(급히 준비하다 보니, 내용이 너무 길어졌다. 그만큼 정리가 덜 되었다는 얘기다. 특히, 대안이나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관한 언급이 부족하다. 가까운 시일 안에 다른 기회를 빌어 보완하려 한다.)

('섬기는 정부'에 대한 개념정의를 아직까지 찾기 어렵다는 사회자 말씀이 있었다. 아마 서비스 전달, 규제개혁, 대응성, 책임성 등의 차원에서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제 토론문에서 보완해야 할 대안이나 실천방안으로는 언뜻, 제도 또는 시스템 관련요인과 소프트웨어 관련요인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의 경우, 인사·평가·감사·(전자정부) 시스템 등에서 방도를 찾을 수 있을 듯하다. 후자의 경우, 조정·일하는 방식·교육훈련 등의 측면에서 접근할 수도 있겠다.)

우리 공직사회의 현 단계 문화변화의 방향과 실천요목들을, 행정 내부와 대(對) 국민관계 면에서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1) 권위주의 탈피

(될 수 있으면 '권위주의' 얘기를 첫 번째로 꼽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요즘 그 정도가 너무 심한 게 아닌가 한다. 모두 대통령 입만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이다.) (소명의식(Calling)은 찾아보기 힘들게 된 것 같다. 강개 어린 공인(公人) 의식을 되찾고, 잘해야 기능적 지식인인 수준에서 좀 벗어났으면 한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 강조사항을 중시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때마다 갈팡질팡, 원칙이 바뀌거나 전 공직사회가 들썩이는 건 문제다. 이는 권위주의, 권력 눈치 보기, 묵수주의, 조변석개, 복지부동, 보신주의, 졸속주의, 비민주성 등으로 이어지기 쉽다. 특히 각 정권 출범 초기, 중앙부처와 고위공직자들과 언론이 유의할 점이다.

2) 안정성·중립성·자율성 확보
집권세력의 이념과 철학 그리고 정책기조에 될 수 있으면 충실하되, 관료 시스템의 중립성과 자율성 확보에 주력했으면 한다. (에이스 급 공직자가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고 봉급 아까운 공무원이 많다는 지적들이 있지만, 살벌한 '경쟁'만 있는 것도 좋아 보이질 않는다.) ‘인재대국’이 되려면, (적정규모를 찾고 역량수준을 높여가되) 공직사회부터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서로 아끼며 키워가는' 제도적 기반과 문화적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공직의 개방성을 높이고 경쟁체제로 나아가되, 정권교체 때마다 정치적 임용 등으로 반복되는 관료집단 내 '줄 세우기' '상호 게임상황 연출' '갈등․분란 야기' '건강성 저해'라는 악순환을 최소화해야 한다. 업무능력과 인간적 자질 중심의 평가로, 상이한 트랙을 따라 경력관리를 해나가게끔 하면서, 직업공무원제를 확립해가는 일이 중요하다. ( 1)과 2)만큼은, 우선 정치 지도자와 '잘 나가는' 일부 고위 공무원들이 그룹을 이뤄 '톱다운' 방식으로 개선 노력을 기울여봤으면 한다.)

3) 정치적 임용자, 별정직, 계약직 공무원들의 자구노력과 특별관리
(참여정부에서 공 들인 대목 가운데 하나가 민관협력, 거버넌스 체계 구축일 것이다. 잘 된 부분들 한편으로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다.) 특히 정치적으로 임용되거나 외부에서 충원된 공무원들 또는 별정직 계약직 공무원들의 경우, 공무원 신분임을 망각하는 사례들이 가끔 있었다. 최소한 표준 운영절차(SOP) 같은 것만이라도 단시일에 익혀 직무수행에 힘쓰기보다는, 정치인 또는 민간기관의 연락관과 시민단체의 파견원 같은 마인드를 갖고 (업무수행하고) 네트워킹 하는 예들이 많았다.

공직 개방성을 높여가면서도, 이에 따르는 별단의 공무원 교육훈련 강화가 절실하다. 공직사회에 새 바람을 불어넣어야 할 일부 외부 임용자들이 더 권위주의적이고 폐쇄적이고 독선에 흐르고 있다는 말도 간혹 들려온다. 본분의식·전문성·경험·겸손·협동심·실무능력 중 어느 것 하나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공직에 계속 앉게 되면, 기존 공무원들은 무력감과 냉소와 변화저항에 빠져들기 십상이다. (대한민국 행정에서, 과장·팀장·사무관 자리 아무나 어찌 어찌 해서 차지하고 유지하는 게 아니어야 하지 않나.)

4) 연속성·일관성·예측 가능성·신뢰성 제고
국정과 관료사회의 연속성·일관성·신뢰성 그리고 예측 가능성 제고에 더욱 힘썼으면 한다. 정권은 유한하나, 정부와 관료 시스템은 영원하다. 리더가 바뀐다고 무조건 '인사 물갈이' '정책 판갈이' '사업 뒤집기'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 (바람직 하지 못한 훈령, 불량 고시·지침의 폐지 같은 게 상위 법규의 개폐보다 규제개혁 등의 차원에서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정의 핵심 가치, 조직개편, '브랜드' 수준의 기본정책의 변화 등에 따르는 불가피한 경우가 아닌 한, 이전 정부의 제도적 장치를 전면 폐지하거나 용어를 바꾸는 일 등에도 신중해야 할 것이다.

5) 가치지향 면에서 균형감각 유지
사회발전을 위한 가치 지향과 전략의 선택에서, 지나치게 급격한 방향전환이나 한쪽에 쏠리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상충(相衝)되는 전략적 가치 간 조화(調和)’의 문제에 주목하여, 균형감각을 갖췄으면 한다. 민주성·인권 중시·투명성·다양성·형평성·통일지향성·자주성 그리고 합법성·공리주의·효율성·통합성·성장·국제성 등 제반 요소들을 치우침 없이 추구해야 할 것이다. ‘개발과 보전의 조화’ ‘국가와 지역 간 이해관계의 대립 조정’ 같은 이른바 딜레마 해소를 위한 대응, '갈등(葛藤)관리'의 문제에도 유념해야 한다. (이는 국정철학이나 이념의 선택과 추구 같은 높은 차원의 일만이 아니라, 실무 차원의 일상적 의사결정과 행정행위에도 해당된다.)

6) 구호성·일방주의를 벗어난, 진정한 개혁 노력
이전 정부의 각 계획 내용의 계승 발전은 긍정적이나, 새 정부의 비전·목표·행동규범 등과 연계성 체계성을 키워갔으면 한다. (일부 부처 업무계획의 경우, 새 정부의 '국정 5대 지표'를 기존 업무 내용의 제목으로 억지로 갖다 붙여놓은 인상을 받는다.) 특히, 정부조직 개편 후 각 부처별로 종전의 사업 프로그램, 정책수단, 추진방식, 협력체계 등의 실효성과 타당성에 관해 좀더 심층적이고 부서 통합적으로 재검토하고 보완해나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정권교체 후 의욕이 넘치고 힘이 실린 듯하지만 아직 정책공동체가 재형성 되지 않고 있을 때, 오래 끌어온 민감한 현안일 경우, 개혁주체는 오히려 '외로운 섬'이라는 점을 인식하여, 진중하고 신실한 자세로 정책과정에 충실해야 한다. 진정성을 가지고 구태와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 베끼기·재탕·시늉내기 대신 과거반성과 면밀한 보완 나아가 국민설득에 나서야 한다.

공기업 개혁·공적연금 개혁 등 주요 현안들 또한, 단기간에 해치우려 들거나 추진력과 타이밍을 내세워 기존의 논의구조와 협의절차를 무시 또는 경시하거나 들러리로 만들면서 비밀리에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거나 앞서가는 일이 혹시라도 있어서는 곤란하다. 실질적인 공무원 교육훈련, 예컨대 조직개편이나 인력감축에 따른 재교육과 그 사후처리의 형식성 탈피 등도 과제다.

7) 기초정책 차원의 인식전환, 전략적 통합적 대국적 사고, 솔선수범
(우리에겐 세뇌되다시피 하여 당연시 되는 지적 전통, 사고방식, 접근방법들이 있다.) ‘창조적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가운데 기능적 공리주의적 사고방식, ‘숫자 중심의’ 물량주의 등을 각별히 경계했으면 한다. 비근한 예로, 각 사안마다 민간을 참여시키려 할 때도 ‘진입장벽’에 가까운 '자격규정'을 고수한달지 세력과 숫자에 따라 기계적 관성적으로 대하는 일도 이제는 줄여나가야 한다. (전문가 풀(Pool)과 참여자원을 다양하고 풍부하게 하는 일, 인재의 발굴 육성 활용에 공직자들이 너무 소극적이지 않은지 돌이켜봐야 한다. 버스 정류장 간 주유소 간 거리 규정 하나를 두고서도, 부동산 값이나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은 물론 일반 국민들의 의식과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해야 한다.)

고위공무원단 관련 교육훈련·역량평가·공모 심사만하더라도 '전략적 사고' 유무에 좀더 중점을 두면서 평가의 엄정성 수준을 높여갔으면 한다. 의전과 의례 그리고 형식적인 일, 페이퍼 워크 그 자체의 지엽적인 데 치우쳐 일의 근본과 기본을 소홀히 한 채 본말전도로 일관하고 있지는 않은지도 살펴볼 일이다. (페이퍼 워크의 완성도를 높이는 건 긴요하다. 그러나 '빨간펜' 들고 매달리는 건 가급적 고위직 아닌 중간 관리자들의 몫으로 해야 한다.) 지방분권·균형발전·특별지방행정기관의 개혁 등을 얘기하면서, 무조건 국가공무원 신분을 사수하려 한달지, 교사의 지방직화에 결사반대하는 등의 자세와 행동도, 국민들의 판단 이전에 공직사회 전체가 다시 한번 돌이켜볼 일이다.

8) 종합체계적인 문제 접근
각 부처간에는 물론이고 같은 기관 내 부서 사이에도 조율과 통합이 잘 안 되는 경우들이 비일비재하다. 지난 정부에서는 ‘미디어 대응’ 계획을 각 부서별 사안별로 보도자료 배포계획을 실적 삼아 평면적 단편적으로 열거해놓는 기관들도 있었다. (언론사에서 기사 키우는 방법을 헤아려보자. 그 중 하나가 소 지역의 일이나 하나 하나의 사실·사건을 엮어 크게 만드는 '종합'이지 않은가? 다발(多發) 민원 가운데는 오해로 인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홍보도 그런 사례들을 한 데 꿰어 알기 쉽고 상세하게 적시에 하면, 인력과 시간과 비용도 절약되고 정부에 대한 신뢰도 역시 제고되지 않겠는가?)

문화도시 조성사업 같은 지역사회 개발에서도 유관 계획, 정부시책, 인접지역·지자체 간 총체성과 연계성을 더욱 키웠으면 한다. 차(次) 상위계획 또는 유관계획 등이 상호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시각에서다. 예산, 법률, 기구 신증설 통폐합, 관할 운영권, 시설 유치, 책임 소재 등을 둘러싸고 각급 정부간 의견대립·정책표류·사회갈등 유발 등으로 막대한 국가적 손실을 초래하는 경우들도 적지 않다. 이는 각 이해관계 집단간 대립과 유관 부처·기관간 상합작용을 일으켜 한층 더 증폭 장기화되기도 한다. 지방정부와 특별지방행정기관간, 지방정부간 대립문제도 숙제다.

진흥법, 특별법의 입법 러시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주의해야 한다. 공무원들에게는 소관 법률 하나를 만들면 그에 따른 권한과 규제, 인력, 예산, 심지어 이권개입 가능성이 커진다. ‘공공디자인’ 문제 하나에, 문광부·산자부·행자부 등 세 개 부처가 개별 입법을 추진하지 않았던가? 국민에게 '정부는 하나'인 게 좋다. 몇 개 기관을 섬기기보다 통합해서, 중복과 혼선 대신 효율과 신뢰를 얻길 바란다. 총체적 접근, 기관 이기주의와 할거주의의 극복 등이 관련 실천과제로 꼽힌다.

9) 구조적 근본적 요인에 대한 진단과 처방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무장하여 즉물적인 대응이나 단선적 피상적 문제해결 방식에서 벗어나려는 방도도 끊임없이 강구했으면 한다. 표피적 문제만이 아닌 구조적 문제 나아가 법제도나 정책 등으로 인한 근본적인 ‘체제적 비능률과 부패’의 요인에도 주의력을 집중해야 한다. 전문기술성과 구상력을 키워야 함은 물론이다. 또 이 같은 요인들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수시로 정책집단·국민과 공유하려는 노력, 홍보가 필요하다.

예컨대, ‘통일동산’ 등 전국 각지의 수많은 문화공간과 조형물들이 천편일률적인 설계와 디자인으로 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입찰에 응하여 실제 일을 맡은 사람들의 잘못, 감사에 걸리지 않기 위해 책임 회피성 소극행정을 펴면서 합법성과 예산과 관행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담당 공무원들의 자세도 여기에 한몫하고 있는 게 아닌가. (각종 감사 때문에 그토록 일들을 제대로 못하겠다면, 각 행정기관·범 정부·전 공직사회 차원에서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하지 않겠는가?)

‘대불공단 전봇대’ 문제도 이와 비슷한 사례로, 다각적인 분석과 접근을 요한다. (대통령(당선인)께서 '잘 뽑아냈다'고 속 시원하게 여긴 국민들이 많았다. 그렇다 해도 공무원들은, 도로가 좁고 감사 때문에 못 뽑아내고 있었다면, 진작에 그 애로요인을 널리 알리면서 대책을 강구했어야 하지 않나?) 세계에 유례가 드물다 할 만큼 전 국토를 뒤덮고 있는 '판상(板相)형 아파트 군(群)' 같은 문제의 배면에 깔린 구조적 요인 - 건설회사들의 수익 극대화 추구, 진입장벽 등에도 주목했으면 한다.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위해 ‘인력을 많이 늘리지 않고 서비스를 확대하고’ ‘섬기는 정부’가 되는 방도를 놓고도 집중적으로 고민했으면 한다. 그 방법들로는 민관 협치와 공동생산, 민영화, 각 영역 조직 간의 체계적인 네트워킹, 일하는 방식과 업무 프로세스 개선, 기관 간 과도한 업무중첩 제거, 국민의 행정 의존적 문화의 변화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새 정부에서는 무엇보다 민관 협치와 공동생산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으면 한다.)

10) 완급조절과 중장기적 시관(時觀) 중시
행정의 강약 조절과 범위 조절 문제와 함께, 의사결정과 행정적인 집행의 속도, 즉 ‘행정속도’ 문제에도 주목해야 할 때다. 우리 행정에서 늑장대응의 문제가 많긴 하다. 그러나 지식과 정보의 급격하고도 과도한 집적 등이 압박요인이 되어, 조급증·정치권의 입김·여론 추수(追隨) 등으로 인하여, 졸속 의사결정과 과잉대응이 속출하고 그로 인한 비용소요와 행정력 낭비 나아가 인력규모 증대를 가져오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목전의 현안 대처에만 급급하지 말고, 정확한 행정수요 분석과 미래예측, ‘정부 인력규모 예측’ 같은 기초 조사연구, 조직진단 결과의 축적과 공유, 직무분석 작업의 가속추진, 공무원 보수의 적정수준 산출, 인력규모를 반영하는 공무원 연금제도 개혁방안 마련 등을 위한 각종 유관 통계자료의 집적 같은 과학적이고 종합적이고 중장기적인 접근자세가 절실하다. 여기에는 (순환보직·) 성과평가 등과 관련한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

11) 사회적 인프라 구축·소프트웨어 창안․대안적 규제 방안 강구
IT 기술활용과 전자정부화 등을 통한 행정과정과 업무처리의 투명성 제고, 간접적 대안적 규제방안 마련, 윤리적 차원의 규범준수 강조보다는 사회적 인프라의 개발과 확산에 더 중점을 뒀으면 한다. 이를테면 반부패의 경우 구매물자와 전자조달, 자대(自隊) 배치·음주운전 단속사항의 컴퓨터 입력, 은행 순번대기표의 창안과 운용 등이 규범제시·직접규제·감시·처벌 같은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인사제도·평가 시스템 등도 바로 이 같은 노력을 한층 더 북돋우는 방향으로 바꿔갔으면 한다.)

12) 개혁의 전파, 집행단계 고려, 현장행정 실천
각종 개혁작업의 구체성·현장성 결핍도 반성해야 한다. 차하급 행정기관·집행단계로 갈수록 당초의 개혁조처·정책·계획이 현실과 괴리가 생기고 국민과 스킨십이 모자라게 되면서, 개혁의지와 수용성 그리고 체감도 역시 떨어지게 마련이다. 일선행정 관서에서 국민들이 겪는 공무원들의 갖가지 구태와 무사안일과 서비스 정신 부족 사례는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수시 확인과 쌍방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현장의 실정이나 고충을 외면한 채 시한을 못 박고 실적만 독려하는 것도 금물이다.

13) 정정당당, 공평무사, 조직 민주화
국민은 공직사회가 더 떳떳하고 솔직해지길 원한다. 규제 등과 관련한 각종 영향평가를 우회하여 의원입법을 유도하는 것도 지금부터는 자제해야 한다. 더디고 힘들더라도, 정공법을 택했으면 한다. 또, 특혜 부여·민관유착·개인적 후일 도모 등을 일삼은 공직자들이 지난 정부에서도 많았다. 다시는 그런 장관, 고위공무원, 실무자들이 나오지 말아야 한다. 스스로 부끄러운 줄 알고 자숙하고 국민에게 속죄해야 한다. 기회주의적 처신을 한 실무자들도 반성해야 한다. 일일이 그 예를 들 필요도 없다. 이런 점에서는 공무원 노조도 자정활동에 더 주력해주기 바란다.

상급자만 낯내거나 발언을 독점하지 않았으면 한다. 기관장 단독의 인사권 행사나 권위주의적인 조직운영은 기관 전체의 민주성과 생산성을 떨어뜨리기 십상이다. 이는 동시에, 당사자뿐만 아니라 중간관리자와 조직 구성원들의 부패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조직 내 분권(分權)과 권한위임에 문제는 없는지, 자기 말만 오래 많이 하는 나머지 조직 내 합리적인 토론과 상상력과 창의력을 저해하고 부정부패를 초래할 소지가 많은 간부 공무원들은 없는지 살필 일이다.

특히 군(軍)과 경찰조직 같은 경우, 특유의 ‘침묵의 규범(Code of Silence)’에서 조금은 벗어나는 노력을 해줬으면 한다. 군 조직은 ‘상명하복’으로 구성원 간 지배복종 관계가 뚜렷하다. 경찰조직은 직무명령권과 훈령권을 규정하고 있는 경찰공무원법의 적용을 받고 있다. 업무 특성도 십분 감안해야 하겠으나, 조금은 더 투명성을 높이면서 국민들에게 다가갔으면 한다.

14) 책임성 제고
공직사회에서 정책과 사건 사고를 놓고 책임 떠넘기기, 책임 회피, 책임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금도 한미 쇠고기 협상 주도 책임 논란이 부처 간에 벌어지고 있다. 새 정부 정부조직 개편 이후, 책임 있는 사람들은 살아남거나 오히려 승진하고 애먼 사람들만 구조조정 당했다는 불만과 비판도 있다. 분권과 자율 전제 위에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는 풍토를 다져갈 때다. (갈등사안을 서랍 속에 넣어둔 채 인사발령으로 자리 옮겨가기만을 기다리는 일도 이제는 줄여가게끔, 의식과 관련제도의 변화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15) 시민참여 확대와 민관간 원활한 소통
정보공개제도 같은 기본적인 주민참여와 감시를 위한 제도적 장치 그 자체마저 잘 모르는 공무원들이 허다하다. 충분한 자료 제공과 정보 공유 없이 시민참여 기제만을 자랑하는 사례들도 적지 않다. 각 정책·행정 단계별 상시참여 또한 아직은 비관적이다. 참여 인적자원의 층이 매우 엷다며 정책공동체의 창출과 확대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학연 등에 의한 ‘나눠먹기’에 안주하고 있다. 나눠먹기식 참여, 우리 사회의 공통적인 기본적인 이슈에 표면적인 이해관계자와 관점이 비슷한 전문가들과 단체에만 의존하는 동종교배식 참여도 지양해야 한다.

국민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소통하는 것 또한 긴요하다. 널리 인식되고 범 국민적으로 공유하는 개혁의 비전과 목표치를 제시해야 한다. 이 점에서도, 정책공동체·정책고객 관리 등에 보완할 점이 많다. 공직자 골프를 종종 문제 삼는 것도 비상한 상황이나 접대골프 때문만은 아니다. 골프를 전후해서 형성되고 확대 재생산되는 인적 네트워크, 유착, 국민과 거리가 멀어지는 것을 더 우려하는지도 모른다. ('고급 사교모임'만 거듭하다 보면, 아무래도 각계각층을 만나는 기회가 그만큼 적어지지 않겠는가?) 부패인식 문제만 하더라도, 국민과 눈높이를 맞춰가야 한다. 국민은 유형적인 뇌물수수 외에도, 청탁 등 부당한 영향력 행사나 무사안일도 부패로 인식하고 있다.

(끝으로, 중앙공무원교육원이 '쉬다 가는 곳'이 아니라 '사관학교화'하여, 우리의 공직사회 변화에 더욱 큰 기여를 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이 게시물은 행개련님에 의해 2017-07-04 17:06:57 행정돋보기 4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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