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돋보기

자릿값, 이름값, 마음값

서영복 0 1823

자릿값, 이름값, 마음값


서 영 복(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

세상이 온통 어수선하다. 고유가에 물가인상, 한미 쇠고기 협상과 FTA 비준 문제들로 해가 뜨고 해가 지고 있다. 정부가 일을 잘 못하고 있고 공직사회도 변해야 한다고들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 우리 지역 문제가 이것들밖에 없을까? 각계각층, 제 몫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칼럼이랍시고 써 보낼 때도 되고 해서, 공직자 몇몇에게 고향사정은 어떤지 물었다.

소재가 궁해서이기도 했다. 답들이 공교롭게 똑같았다. “별 게 있겠어? 어차피 안 읽는 것, 아무렇게나 쓰지!”였다. 지역 언론보도에 관심 쏟아야 할 사람들에게 한방 먹은 거다. 평소 그렇고 그런 내 글 탓일 게다. ‘열 개 넘는 지역일간지들, 다 거기서 거기’란 생각들도 깔려 있었을까? 필자, 기자들, 경영진들, 심기일전해야겠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새삼 되뇌어본다.

제 값, 얼마씩 하고들 있나
“그 지역, 그리 투서도 많고 모함도 많다며?” “하기야, 그곳 유력자들, 외지 나와 고향 사람들 좋게 평하는 것도 보기 어렵지!” 이건, 타지 출신들에게 서울서 가끔 듣는 말이다. 유난히, 혼자만 옳고 잘 났다는 투가 많단다. 온전한 사람 없으니, 자기만 상대해달라는 부탁으로도 비친단다. 연고 있는 공인들만이라도 말로만 ‘애향’ 들먹이지 말라는 충고로 새겨진다.

자릿값 못하는 일부 공무원과 지방의원들에 대한 질타도 계속되고 있다. 부패와 비리에 찌들어 있다, 줄서기만 일삼는다, 의정비 인상·국외여행에만 여전히 정신 팔려 있다 등등, 반복되는 비판들이 끝이 없다. 몸값 높이고 경쟁력 갖추려 공부하고 자격증 따는 건 좋다. 시간 돈 정력 쏟을 바엔, 이젠 실제 능력발전과 봉사로 보여 달라'는 주문들도 잇따르고 있다.

‘재경 도민회’나 ‘도정 설명회’ ‘투자유치 사무소’ 등의 경우는 또 어떨까? 연락 대상자 리스트엔 어떤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혹, 정관계·기업·언론계·법조계 등의 유력인사들 위주는 아닐까? 다른 이들, 연락해도 참여 안 하고 도움 안 되고 힘만 든다고 여기는 건 아닐까? 출향인사 데이터베이스 구축까지는 아닐지라도, 새 사람들을 더 늘려봐야 하지 않을까?

전북도 홈페이지 ‘전북소개’의 ‘전북 사람들’에는 중앙부처 사람들의 소식을 전하겠다고 하고 있다. 비(非)공무원 코너를 합쳐 이름에 걸맞게 꾸렸으면 한다. ‘아시아 식품 허브’ ‘정보화 마을’ ‘일자리 창출’ ‘공공디자인 사업’ ‘조류독감 대응’ 등, 의욕·충정·사정은 이해되나 실효성·실천의지·준비상태가 의심스런 게 많다. 유명 철쭉 군락지 관리소홀 같은 것도 있다.

지방정부 조직개편과 관련해서도, 왜 하는지, 중앙부처의 선례에서 얻을 교훈은 무엇인지 등을 잘 살폈으면 한다. 자리 지키기도 좋지만, 개편취지에 대한 이해와 협조도 필요하다. 잉여인력들을 인공위성 공무원으로 만드는 일도, 위인설관도 줄여가야 한다. 공무원 교육도 예산타령만 하지 말고, 고리타분하다는 평가는 더 이상 듣지 않게끔 보완 강화해야 한다.

상황·전략·이웃을 챙기자
지역의 미래 비전, 각 영역별 과제별 목표치를 정하자. 현재의 역량, 인적 물적 문화적 자원 관련 총 조사를 지속적으로 해나가자. 목표 달성방안, 실천요목들을 하나하나 꼽아 공유해보자. 계획·․시책·통계 등을 한 데 얽어 점검표·시정(施政)백서·정책연보 같은 것을 좀더 체계적으로 만들어가자. ‘새만금 개발‘ 같은 대형 프로젝트도 더욱더 참신하게 설계해보자.

다들 발상의 전환과 창안에 진득하게 몰두해보는 거다. 역부족일 땐, ‘블루오션 전략’이 있잖은가. 시세 여의치 않을 땐, ‘하로동선(夏爐冬扇) 전략'이 있다. 여름 화로는 습기제거에, 겨울 부채는 불 지피는 데 써보는 거다. 안 알아줄 땐, 주머니 속 송곳, ‘낭중지추(囊中之錐) 전략’도 있다. 묵묵히 실력 쌓고 성실하면, 선거나 평가 때문에라도 빛 보는 날 오게 돼있다.

'마음먹이' 여하도 실력이다. 열 손가락에도 장단이 있고 쓰임새가 다르다. 불만도, 불평이나 체념 너머 보완과 극복에 좌표를 둬야 한다. ‘남 험담하기’도, 정말이지 이젠 줄여가자. 조그만 권력, 돈, 명예 나눠 가지려 앙앙불락하지 말자. 이웃 간에 적당히 ’심리적 거리' 유지하며 있는 그대로 봐주고 응원도 해주자. 이러한 '어깨동무, 스크럼 전략'에도 ‘마음값’을 두자.

※ 출처: 전북도민일보 2008년 5월 28일 <서영복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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