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돋보기

짧은 인생 짧은 가을, 복되게 하려면

서영복 0 1124

짧은 인생 짧은 가을, 복되게 하려면



서 영 복(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


정부와 공공기관의 문제점 질타가 국정감사나 언론에서 한창이다. 그 내용이 각양각색이다. 주체하기 어렵다. 어지러울 정도다. 그래도 조금만 뜯어보면 쉽사리 알아챌 수 있다. 대다수가 마냥 되풀이 되는 것들이다. 그 원인과 대책이란 것도 대개는 몇 가지로 간추릴 수 있다. 이래저래 반복되는 잘못들을 다 같이 살피고 줄여갔으면 한다. 대표적인 예들을 상기해보자.

반복되는 공공영역의 잘못들
우리의 각급 정부기관과 공공기관이 하는 일 가운데는, 사회현실과 집행단계의 실현가능성이 의문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뜻은 높고 이론적으론 그럴듯하다. 법제도입과 정책시행부터 서두르고 본다. 효과 못지않게 부작용과 어두운 면이 있게 된다. 개선보다는 현상유지나 나눠먹기로 흐르기도 한다. 고위공무원단제의 외부인력 충원, 교장공모제 등이 비근한 예다.

정책 수요자의 기본적인 욕구를 지나치게 무시하는 공공영역의 처사도 있다. 정책대상의 본성을 지나치게 외면하여 실효성을 잃는 경우다. 심지어 국민 상당수를 범법자 탈법자 비슷하게 만들기도 한다. 무조건적인 '강력 단속 처벌'이 얼마나 많았던가? 농협, 마사회, 강원랜드처럼 본래 설립 취지나 공공성을 뒤로 한 채 수익에 열 올리고 있어 지탄을 받기도 한다.

부정부패·부조리는 한도 끝도 없다. 권력형 이권, 인사 개입부터 공공기관의 몰염치한 성과급 지급이나 사업 용역의 코드 발주에 이르기까지, 문제는 여전하다. 조직 키우고 관련 법제 양산하는 데도 여념이 없다. 인력, 권한, 예산 늘리고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서다. 진흥원 남설 사례들도 여기에 해당한다. 고용노동부는 산하 사회적기업 진흥원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가치 이념 간 갈등에서 기인하거나 그 같은 갈등을 초래하는 입법 또는 정책들도 잇따른다. 우리 사회를 더욱 극단적 대결로 몰아가는 주된 요인이기도 하다. 사학법과 그 개정을 둘러싼 오랜 논란과 공방이 한 예다. 전북도교육청의 자율형 사립고 지정과 그 취소과정도 고민을 깊게 한다. 교과부가 발표한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방안' 또한 이러한 문제를 안고 있다.

획일적 평가가 문제인 경우도 상당수다. 설립 취지나 존립 의의가 남다른 일부 대학의 교수에 대한 평가마저도 일반 대학의 경우와 똑같이 한다. 논문게재 편수 같은 획일적 잣대를 들이대 특성 있는 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한국연구재단만 하더라도, 정형화 된 심사기준을 적용하고 자율성을 저해하는 등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을 계속 받고 있다.

미래예측과 사회적 구상력의 부족도 비일비재하다. 최근의 수도권 '입주·미분양 대란'도 이런 문제다. 주택수요 예측 잘못과 무리한 개발계획이 공급과잉으로 이어졌다는 거다. 도로공사의 통행량 예측 잘못으로 지난해 손실액만도 2천 86억 원에 이르렀다고 한다. 내년 개통을 앞둔 김해-부산 경전철의 승객 수를 잘못 내다봐 연 700억 원 적자가 날 거라고도 한다.

개선 위한 실천에 한몫씩 해야
일하는 방식과 스타일, 중점 추진과제의 기본틀과 로드맵의 불량 불비도 문제다. 미래기획위원회와 국가브랜드위원회의 경우, 그 존재이유를 모를 정도라는 평판을 받고 있다. 규제개혁위원회 또한 정작 규제해야 할 사안은 도외시하고 있다는 여론이다. 현 정부 들어, 산업공단의 공장설립 규제완화 조처 같은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실적을 찾기 어렵다는 얘기도 있다.

일부사례만으로도 심란하다. 신문 방송 인터넷 끊고 살 수도 없다. 문제는 계속되고 일은 벌어진다. 끝내 외면하려면 로빈슨 크루소쯤 돼야 한다. 아니라면, 모두 나서 잘못을 줄여가야 한다. 누구 탓만도 아니기에, 절대 선하고 깨끗하고 옳은 자 없기에 그렇다. 개선 위해 한몫씩 거들어야 한다. 그래야 짧은 인생 짧은 가을날을, 두루 복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출처: 전북도민일보 2010년 10월 18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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