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돋보기

<행정 이야기 6>명품 고르기

박수정 0 653
명품 고르기

명품 신드롬은 일종의 중산층의 탈출구라고도 풀이한다. 더 이상 신분상승이 가능해지지 않은 현실에 명품을 통해 자신을 투영하고 가상의 지위격상으로 보상받으려 하는 심리적 해소책이라는 것이다. 일응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쩌면 국민들은 정치불신과 절망에 대한 보상도 이런 식으로 받으려 하는 모양이다. 명품을 사겠다는 것이다. 명품은 제값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물론 명품이 단체장, 국회의원, 대통령이 되면 국민도 수준 있는 사람들이 된다는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명품이라 생각하는 것들이 진짜 명품일까? 무엇이 진짜 명품의 덕목인가? 명품을 통해 과연 우리가 원하는 가치와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 물론 완벽은 없다. 이 모든 것이 신뢰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요즘 '2040'의 욕구분출이 어쩌구 하면서 떠들어대는 언론도, 호들갑 떠는 정치권도, 세상에 분풀이 한번 속시원히 했다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 모두가 자기의 것들을 돌아보고, 감내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내려놓을 때가 아닌가 싶다.

모두 분출만 하고, 소비만 하고, 힘있다 외치고, 내지르기만 하고, 번지르하게 꾸미기만 한다면 제값대로 발가벗겨진 액면 그대로의 삶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거짓, 부풀림, 허영의 공동체에서 허우적거릴 것이다.

내가 내야 할 세금으로 혹은 심리적 박탈감으로 갚아야 할 마치 할부 60개월, 48개월짜리 물건들이 우리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스마트폰 할부약정과 비슷한 처지다. 핸드폰은 선호가 달라지면 부담스러우나 위약금 물고 바꾸면 그만이지만 그렇지도 못하다.

물건의 품평에 대해서는 유독 까다로운 우리는 결정적인 ‘물건’들을 고를 때는 무심하다. 이제는 꼬박꼬박 나오는 할부 카드값이라 생각하고 내가 치를 가격과 품질의 비교를 엄밀히 해보자. 남들이 ‘카더라’ 하는 것에도 흔들리지 말고, 따라하지도 말고,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과 마음 부담 생각하며 깐깐해지자. 명품은 이러한 이들의 것이다.
[이 게시물은 행개련님에 의해 2017-07-04 17:06:57 행정돋보기 4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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