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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믿을 '국민건강 영양조사'

행개련 0 1598
못믿을 '국민건강 영양조사'

국내에 고혈압·당뇨병이 계속 줄어든다고?
상식과는 달리 고혈압 경우 2005년보다 3.1% 줄어
복지부, 3년마다 발표… 올해부터는 표본 규모 늘려
당국 "조사방법 미숙해 과거 통계 신뢰성 부족" 시인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과 영양 수준에 대한 정보를 총망라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 격인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의 신뢰도에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보건복지가족부(복지부)는 제4기(2007~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주요 만성질환의 유병률(有病率·어떤 시점에 일정한 지역에서 나타나는 병자의 비율)과 국민의 전반적인 영양상태에 대한 통계다.

이 자료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에 제출하는 통계 자료나 우리 정부가 개발하는 각종 보건 정책 참고자료로서 쓰인다.

복지부는 이날 "지금까지는 3년마다 한 번씩 발표하던 것을 올해부터는 매년 조사결과를 공개하도록 하고, 조사 표본 규모도 연간 4000명에서 1만명대로 늘렸다"며, "4기 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통계 수치가 '안정화'돼 앞으로 질병 발병률 추이를 보여주는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 1998년에 1기(1995~1997년) 조사 결과를 처음 발표한 이래 3년마다 한 번씩 이를 공개해왔다.

그런데 이날 복지부가 공개한 자료에는 지난해 고혈압과 당뇨병 유병률이 각각 24.9%, 9.5%로 나왔다.

고혈압 유병률은 1998년엔 30%, 2001년 28.6%, 2005년 28%였다. 당뇨병 유병률 역시 1995~1997년 3년간 조사해서 1998년에 발표한 유병률은 11.6%였다.

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고혈압과 당뇨병 유병률은 꾸준히 떨어지고 있는 추세를 보여준다. 이는 '비만·스트레스 등으로 고혈압·당뇨병 등 성인병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일반 상식과는 반대되는 결과다.

복지부의 조사에 문제가 있는 걸까, 아니면 일반 상식이 잘못된 걸까.

복지부 관계자는 "그동안 조사 방법에 문제가 있었다"며 "고혈압 유병률 자료는 2005년 것까지는 공식적인 자료로서 신뢰성이 없고, 당뇨병은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가장 많은 미국의 유병률(만 20대 이상 약 11~12%대)보다 더 높게 나온 1998년 것을 제외하면 대체로 신빙성이 있다"고 말했다. 1998년 당뇨병 수치가 부정확한 이유에 대해선 "당시 검사 받으러 온 사람들이 공복(空腹) 상태가 아니어서 혈당이 높게 나왔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3기까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는 이를 주관한 정부조차 활용하기 힘들 만큼 신뢰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시인한 셈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조사 결과의 신뢰성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검진을 하는 조사 요원들의 방식이 미숙했기 때문이다. 1~3기 조사 요원(각 100~200명) 대부분이 대학·대학원에서 보건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들이었다. 복지부 손영래 서기관은 "혈압 검사 결과를 제대로 얻으려면 숙련도가 필요한데 경험이 부족하고 숙련도가 떨어진 요원들이 측정을 해서 결과가 정확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만성질환 보유 여부를 판별할 때도 검사자 개개인의 정확한 의료 정보에 기초하지 않고 "과거에 ○○ 질병을 앓은 적이 있느냐"는 설문을 통해 유병률 자료를 산출해 객관성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검사 역시 2~3개월 동안 임시조사팀 100~200명이 전국 약 4000여명을 조사한 뒤 해산했다. 전국의 0~80세까지 전국 지역별 남·여를 대표하기에 4000명은 너무 적을 뿐만 아니라, 조사팀이 상시 운영되지 않아 지속적으로 자료가 관리되지 않았던 것이다. 복지부는 4기 조사부터는 전문 조사팀 200명이 거의 1년 내내(연중 50주)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영양·검진·설문 세 가지 파트로 구성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영양과 설문 부문은 복지부 출연 연구기관인 보건사회연구원이, 검진 부문은 복지부 산하 정부기관 질병관리본부가 나눠 하면서 업무 조율이 어려웠다는 점도 있었다. 이에 대한 지적이 일고서야 4기부터 업무 전체가 질병관리본부로 일원화됐다.

◆무엇이 문제인가

과거 국민건강영양조사 수치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이를 기초로 해 앞으로 주요 만성질병의 유병률 등의 지속적인 변화 추이를 알아보기 힘들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이태진 교수는 "이번처럼 과거 통계 자료에 오류가 났을 경우, 질병 발병의 일관된 경향을 관찰하거나 연구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고 말했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정우진 교수는 "국가 예산을 들여 조사한 결과에 오류가 생긴 것은 과거에 그 수치를 바탕으로 작성된 수많은 연구 결과가 재평가되어야 할 만큼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국민의 세금을 가지고 한 조사인 만큼 '혈세 낭비'라는 지적도 있다. 3회까지 부실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소요된 비용은 30억원(1~2기 8억~10억원, 3기 13억원)이 넘는다.

◆국민 3명당 한명이 비만

17일 복지부가 발표한 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만19세 이상 비만 환자는 지난해 31.7%로 국민 3명당 한명 꼴로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만30세 이상 고콜레스테롤혈증(핏속에 전체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질환) 환자는 10.8%, 고중성지방혈증(핏속에 중성지방 함량이 높은 질환) 환자는 17.3%로, 국민 10명당 1~2명이 비만 때문에 발병하는 질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만19세 이상 조사 대상자 중 절반이 안 되는 45.7%만이 "일주일에 5일 이상, 1회 30분 이상 걷는다"고 응답했다.

*출처: 조선일보 2008.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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