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포럼

브루나이 단상

행개련 0 902

브루나이 단상

유희열 (행개련 공동대표, 부산대 석좌 교수)


남태평양 보르네오 섬의 작은 지역을 차지하는 브루나이 왕국은 인구 30만에 외국인 근로자 15만명 등 45만명이 거주하는 소왕국이다.
하지만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을 수출하여 국민소득은 4만달러 가까이 되는 부국이다. 그러나 최근 브루나이 정부는 천연자원 에만 의존하는 경제의 위험을 탈피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교육부 과학기술 담당 차관인 아왕 하지마루브(Awang Haji Mahrub)와의 만찬에서 베터플레이스사의 샤이 아가시 사장이 석기시대는 돌이 없어서 종말을 가져오지 않았고 같은 맥락으로 석유시대도 석유가 고갈 되어 종말을 고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을 전하자 또 차관은 전적으로 동감하면서 브루나이의 미래는 석유, 가스같은 천연자원이 아니라 한국 같은 고급두뇌에 달려있다고 답했다.
브루나이 정부에서도 고급두뇌 양성 확보를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아세안 국가는 물론 한국 등과의 인적교류 및 국제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의 일환으로 제 1회 아세안+3 과학영재 오디세이를 6월 10일부터 17일 까지 주최하여 과학 영재에 대한 국제 협력은 물론 브루나이 국민들에게도 과학 영재에 대한 관심을 고조 시켰다.
아세안 국가와 한국, 중국의 15세 미만의 과학 영재, 스웨덴 과학 영재 등 총 10개국 63명의 학생들과 18명의 지도 교사가 참여하여 분야별 실험과제 정글 탐사를 통한 프로젝트 발표 등을 종합해 평가했다.

최우수 성적은 한국 학생들이었으나 특별 초청 팀이라 수상은 제외했으며, 필리핀 팀이 1등, 한국의 영재학교가 아닌 일반 중학생들 중 선발된 국가대표팀이 2등을 차지하였다.
동행사에 기조 연설자로 초청되어 대회 기간 동안 행사를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인구 45만의 브루나이에 한국을 포함한 13개의 외국공관이 설치되어 이들이 자원 확보에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음을 느꼈다.
또한 동행사의 의장으로 한국 경남대 이상천 교수의 눈부신 활약이 돋보였다.
한국의 위상을 드높인 것은 물론 행사 전반에 대한 실효성 있는 지도로 브루나이 정부와 참가자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기도 하였다.

브루나이 정부 관리들의 우수성도 돋보였다. 대부분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 교육을 받아 세계화에 대한 감각이 남달랐고, 브루나이 미래를 천연자원만이 아닌 두뇌 자원으로 승부를 보려는 의욕이 충만하였다.
예컨대, 옥스퍼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라이니(Huraini) 교육부 특별 교육팀 영재담당은 이슬람 국가인데도 두뇌관리가 뛰어난 이스라엘 정책의 장점을 배우고 한국의 정책적 지원도 강력히 희망하는 등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종교적 장애도 문제가 되지 않는 다는 신념이 강한 엘리트 관료였다.

특히 필자의 뇌리를 떠나지 않은 것은 한국 영재학생 과의 대화에서였다 왜 한국에서는 벤처 사업 하기가 어렵고 빌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같은 뛰어난 기업가가 배출되지 않느냐는 질문이었다. 아직은 중학생이지만 장래는 벤처사업을 하여 스티브잡스 못지않은 기업가가 되고 싶다고 하면서 해법을 묻는 야무진 학생의 모습이 눈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한편으로는 동물원 같은 벤처 생태계로 젊은 벤처기업가의 의욕을 꺾는 한국의 현실이 안타까웠고, 또 한편으로는 사업보다는 학업에 치중해야할 어린 중학생의 야심차고 도전적인 자세가 흐뭇하기도 하였다.

1997년에서 2007년까지 지난 10년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여 대기업으로 자리매김한 독립적 대기업은 풍산, 오뚜기, 이랜드 등 3개사에 불과한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그러나 탄탄한 과학기술실력과 투철한 벤처정신의 싹을 품은 어린 과학영재들이 있는 한 한국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본다.

브루나이 행사를 계기로 젊은 과학영재들의 육성에 더욱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아야 하고 2013년에 창원에서 개최될 2회 대회 준비에도 만전을 기해 한국 영재의 우수성을 알림은 물론 아세안 국가들 간의 협력도 더욱 돈독히 하길 기대한다.

최현정 기자 (hjchoi@electimes.com)

*출처: 전기신문 2012년 7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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